▲ 창동신세계마취통증의학과 김형준 원장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50대 주부 A씨는 장을 보러 마트를 가는 도중 빙판길에 넘어져 허리를 크게 다쳤다. 부상 이후 허리 찜질부터 반신욕, 파스, 진통제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봤지만, 허리통증은 가시지 않고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다리와 발바닥까지 저려왔다. 심할 경우 대소변도 보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전해지자 참다 못해 병원을 향했고, 뜻밖의 '좌골신경통' 진단을 받았다.

좌골신경통은 좌골신경이 자극을 받으면서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좌골신경이 지나가는 자리를 따라 허리, 엉덩이 주변, 허벅지 바깥쪽 근육 등에서부터 다리, 발바닥까지 통증이 전해지게 된다.

좌골은 골반을 구성하는 뼈로 의자나 바닥에 앉을 때 닿는 부위다. 좌골을 지나는 신경다발을 좌골신경이라 하며 우리 몸의 신경 중 가장 굵고 긴 신경에 속한다. 허리부터 시작해 엉덩이, 다리로 뻗어있고 허벅지 바깥부터 종아리, 발 등 대부분의 감각을 책임지는 중요기관이다.

이러한 좌골신경은 빙판길 사고는 물론, 잘못된 자세, 요추의 노화 및 퇴행,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 척추협착증, 척추분리증, 고관절염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좌골신경이 압박을 받으면서 발생한다. 주로 여성이나 고령자, 운전을 오래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반복적으로 드는 이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고 알려졌다.

좌골신경통 주요 증상으로는 허리에서, 엉덩이, 다리, 발바닥까지 내려가는 통증과 함께 저리고 당기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증상은 보통 한쪽 다리에서만 발생하고 매우 날카로운 통증이 간헐적 혹은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기침이나 배변, 무거운 물건을 들 때 복부 압력이 순간적으로 증가하면서 통증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

그럼에도 질환 초기에는 단순 요통 정도로만 생각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하지 감각이 둔해지고 근육 위축과 근력 약화를 일으켜 다리를 절뚝거리는 상태까지 증상이 악화된 이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흔하다.

이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선 초기에 원인을 확실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좌골신경통은 허리에 통증이 나타난다는 점이 요통과 비슷해 질환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본격적인 치료에 앞서 X-RAY, 초음파를 이용한 영상의학적 검사와 이학적 검사 등 정밀한 검사가 선행돼야 한다.

좌골신경통 치료 시 초기에는 도수치료, 운동치료와 같은 비수술치료로도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도수치료는 치료자가 수기로 틀어진 척추 및 관절을 교정해주고 손상된 근육, 인대, 신경, 조직 등을 풀어주는 방법으로 마취나 절개 등이 따로 필요 없어 안전하다. 통증이 재발하지 않도록 도수치료와 함께 운동치료를 병행해주는 것이 좋다.

만약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의 중증 상태라면 신경차단술, 신경성형술을 시도할 것을 권장한다. 신경차단술은 긴 바늘을 통해 통증이 발생하는 신경 주변에 약물을 뿌리는 치료이고, 신경성형술은 신경이 유착되고 압박되는 부분에 약물을 뿌려 조직을 제거하거나 좁아진 신경관을 확장해 통증을 완화하는 치료다.

신경차단술, 신경성형술 등의 신경치료는 세밀함과 정확도가 중요한 치료인 만큼 치료 시 직접 병변 부위를 확인해볼 수 있는 초음파, 씨암 장비 등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한다. 또한 같은 질환일지라도 사람마다 원인 및 증상이 다를 수 있으므로, 그에 맞는 물리치료, 약물치료 등의 보존적치료를 적절히 적용해줄 수 있는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에게 받으면 더욱 만족스러운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치료 후에는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좌골신경통 예방법을 잘 알아두고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평소 의식적으로 자세가 비뚤어지지 않도록 하고 적어도 1시간에 한 번 정도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세를 바꿔주고 스트레칭을 해 줘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틈틈이 경직된 허리와 하체를 풀어주고 근력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간단하면서도 확실한 예방법이다.(창동신세계마취통증의학과 김형준 원장(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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