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올한의원 박주홍 원장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춥거나 긴장해서 몸이 떨리는 경험은 누구나 한두 번쯤 해볼 수 있다. 이는 추위나 긴장이 되는 상황 등에서 벗어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으로, 신체 기능적으로 이상이 초래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것이 심해진다면 의학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병적인 떨림은 가장 흔하게 보이는 이상운동증상 중 하나로, 원인이 될 수 있는 병은 여러 가지가 있다.

예를 들어 본태성진전증이나 갑상선 질환에 따른 수전증, 턱떨림, 소뇌위축증에 따른 손과 턱, 눈떨림현상, 활동 및 자세떨림, 긴장성 떨림, 파킨슨병에 의한 안정시 떨림 등이 있다. 그 외에도 약물이나 심혈관계 질환, 알코올 등에 의한 것이 있다. 대부분 노인층에서 많이 보이지만 20대 초반에서도 보일 수 있다. 진전 하면 흔히 떠올리는 본태성은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것이기에 증상을 보고 판단을 내리는 편이다.

일상에 지장이 될 정도로 심각한 경우 수전증고치는법을 찾아보기도 하고, 이를 막기 위해 음주를 하는 경향이 늘어나기도 한다. 알코올이 소뇌의 과활성을 줄여 증상을 완화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시적이라면 모를까 금주를 하게 되면 금단 떨림이 동반되어 결과적으로 알코올성 진전으로 바뀌고, 더 심각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과음은 지속적으로 하게 되면 알콜성치매 등 뇌신경계 질병을 초래할 수 있기에 가급적 멀리하는 것이 좋다.

질병보다는 그에 수반되는 사회적, 정서적 문제가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이기도 하다. 섬세한 수작업이 어려워지면서 직업을 구하는 데에도 지장이 생기게 되고, 기존 직장을 잃게 되기도 한다. 그로 인해 자신감 하락, 불안감, 대인기피증, 우울증, 무능감, 상실감, 극심한 스트레스 등을 호소한다. 또한 원인이 뇌에서 떨림을 담당하는 부위의 퇴화와 기능 저하에 있다 보니, 유사한 원인을 지닌 치매나 파킨슨병 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엄밀히 말해 진전증과 파킨슨병은 병태생리 및 치료법이 다른 질환이다. 하지만 겉으로 볼 때 구분이 어려운 만큼, 관련 진단으로 감별하여 치료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파킨슨병초기증상으로 손떨림이 보일 때, 정말 파킨슨병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질환에 의한 것인지 구분해야 한다. 개인에 따라 손떠는이유 및 보이는 양상이 모두 다른 만큼, 불수의적 운동들과 감별하는 것도 중요하다.

손떨림을 초기 증상으로 보이는 파킨슨병은, 서동증과 근육 강직, 보행장애 등의 파킨슨 증상을 보이는 파킨슨증후군의 일종이다. 뇌의 흑색질 문제로 나타나는 퇴행성뇌질환으로, 다양한 원인을 지니고 있다. 흑색질에서 만들어내는 도파민이 20% 정도 줄어들면 파킨슨 증상이 나타난다. 이것이 비단 파킨슨병뿐 아니라 뇌종양, 수두, 뇌혈관장애, 외상 등에 의해서도 촉발될 수 있어 검사를 통해 구분해 주어야 한다.

도파민은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로, 동작의 정확도와 보상 체계에 관여하는 물질이다. 그렇기 때문에 별 생각 없이 하는 동작들부터 줄어들게 된다. 걸을 때 팔의 흔들림이 줄어드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진행성 질환이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각해지며, 2차 합병증이 초래되기도 한다. 이 중 가장 흔하게 보이는 것이 우울증과 치매로, 둘 다 전체의 40% 가량에서 보이고 있다. 그만큼 뇌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발병 위험을 낮춰야 한다.

퇴행성뇌질환은 뇌에 이상 단백질이 쌓이면서 신경세포를 사멸시킨다는 것, 진행이 서서히 느릿느릿하게 이루어진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파킨슨병 역시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며, 알파 시누클레인이라는 이상 단백질이 쌓이면서 시작된다. 또한 초기에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일상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손떨림이기에 가벼이 넘기고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그대로 두면 운동 기능들이 저하되는 것은 물론 수면장애, 후각 손실, 자율신경기능 이상, 정신행동 증상 등의 추가 문제들이 생기기 쉽다. 나중에는 몸을 움직이지 못해 휠체어 신세를 지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한방치료와 더불어 과학적인 학문을 기반으로 한 검사 프로세스를 적용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소올한의원 박주홍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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