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박창희의 건강한 삶을 위해] 우리가 당류나 당질이라 부르는 탄수화물, 그 중 정제된 백색 탄수화물이 비만의 원인 중 으뜸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탄수화물은 탄소와 물 분자로 이루어진 유기화합물로 간단히 정의된다. 단순한 표현이지만 곱씹어보면 우리의 주변에 넘치도록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탄소와 수소, 산소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약어로 CHO라 표기한다. 과학 시간처럼 느껴지겠지만, 원리가 앞에서 끌 때 실행은 자연스레 끌려오게 된다. 탄수화물의 정체를 파악하는 것이 탄수화물 중독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엄마의 곁을 항시 쫓는 어린아이처럼 탄소의 곁에는 늘 물 분자가 따라다닌다. 수화물처럼 말이다. 그래서 탄수화물이라 한다는데 우스개에 불과하다.

수화물은 물이 결합한 결정성 고체이므로 물이 제거되면 그 기본 구조를 잃게 된다. 수분을 머금고 저장되는 탄수화물의 특성이 다이어트를 시도했던 여성을 좌절하게 한다. 드문 설정이긴 하지만 우리의 몸에 1,000kcal의 에너지를 저장해야 한다고 가정해보자. g당 9kcal의 열량을 내는 지방은 약110g 정도면 1,000kcal의 에너지 저장이 가능하다. 탄수화물은 g당 4kcal의 열량을 내므로 250g을 먹어야 목표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그러나 탄수화물은 자기 무게의 4배에 해당하는 수분을 품고 저장되는 특성이 있다. 물의 무게까지 포함하여 1,250g의 체중 상승이 이루어진다.

물론 단순한 수치적 계산이긴 하지만 탄수화물, 특히 백색 탄수화물을 경계해야 할 확실한 이유가 된다. 하지만 탄수화물이 비만의 원흉이라 하여 먹지 말라는 것은 살찌기 싫으면 죽으라는 말과 같다. 세포의 생존에 꼭 필요한 에너지 공급원이므로 탄수화물 없이 인간은 살아갈 수 없다. 생존에 불가결한 조건인 동시에 비만의 원인이 된다는 게 우리가 체중을 덜어내기 힘든 이유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필자가 늘 언급하지만 모든 음식은 그 자체보다 양과 질이 문제가 된다. 곡류가 살찌니 육류를, 지방은 열량이 높으니 곡류를 먹자는 식으로 사안을 단순하게 들여다보는 것이 문제의 시작이다. 자연에서 올라온 먹거리조차 이것은 되고, 저것은 되지 않는다는 극단적이고 이분법적 사고는 경계해야 한다. 몸에 좋다는 특정제품을 시류에 따라 신앙처럼 쫓는다면 시장과 제품의 균형성이 무너지고 결국 이것이 우리의 몸을 병들게 한다.

지금도 육식을 즐기는 비만인들에게 회자하는 다이어트 비법이 있다. 한때 종교처럼 추앙받던 황제 다이어트인데, 왕처럼 육식을 즐길 수 있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물론 심혈관계 질환을 포함한 각종 부작용이라는 카운터 펀치를 맞고 나가떨어진지 이미 오래다. 창시자인 엣킨스 역시 본인을 따르는 추종자들에게 약간의 채소는 먹을 것을 당부했다. 좀 더 많이 먹도록 권하고 싶었겠지만, 자가당착이 될까 그러지 못했을 것이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특정 음식을 선호하는 방식으로 지속적 다이어트가 성공한 예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론적으로도 앞, 뒤가 맞지 않는다. 예를 들어 고구마나 바나나를 먹고 다이어트에 성공했다고 치자. 이내 우리는 그 다이어트 방법 앞에 해당 음식들을 갖다 붙인다. 하지만 상식적인 선에서 생각해보자. 무엇인가 먹는다는 것은 에너지를 보탠다는 의미인데 어떻게 바나나를 먹고 살이 빠지겠는가.

필자가 몇 년 전 중국 관광 중 절벽에서 호숫가로 나타난 원숭이에게 바나나를 던져주는 여행상품을 경험했던 기억이 있다. 야생에서 절벽이나 나무를 타며 먹을 것을 구하는 원숭이들은 몸이 날래고 동작이 빠르다. 그러나 바위 위에 앉아 관광객이 던지는 바나나를 받아먹는 원숭이는 몸이 둔하고 무거워 보였다. 한 가지 음식이라도 양이 많으면 살찔 것이고 양이 적다면 야위는 것은 당연지사다. 특정 음식을 이름 앞에 달고 나타나는 다이어트는 결국 VLCD(Very Low Calorie Diet, 초 저열량 식이)의 시행과 우리가 알 수 없는 다른 행위의 병행이 이면에서 이루어졌음이 분명하다.

▲ 박창희 다이어트 명강사

[다이어트 명강사 박창희]
한양대학교 체육학 학사 및 석사(동대학원 박사과정 중)
건강 및 다이어트 칼럼니스트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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