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약현성당] 서울시 중구 서쪽의 끝자락, 서소문공원의 서쪽, 지하철 2호선 충정로역 남동쪽에 자리 잡은 중림동은 조선시대의 지명인 약전중동(藥典中洞)과 한림동(翰林洞)에서 글자를 따 붙인 이름이다. 그 중림동에 소재한 약현성당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성당이자 사적 제252호로 지정된 근대 건축사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 건축물이다.

성당이 위치한 곳은 예전에 약초를 재배했던 지역으로 '약초 밭이 있는 고개'라는 뜻의 약전현(藥田峴)이라 불렀다고 전한다. 이후에 줄여서 '약현'이라고 했는데, 서울 만리동에서 서울역으로 넘어오는 고개 부근의 지명으로 사용되어 약현성당이란 명칭이 붙여졌다.

약현성당은 수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처형당한 박해의 중심지에 세워져 역사적 의미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약 100여년의 박해를 거쳐 1886년 조불수호통상조약이 승인된 뒤 선교활동이 보장된 이후 1892년 완공된 약현성당은 프랑스 신부 코스트의 설계로 명동성동보다 6년이나 앞서 세워진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벽돌성당이다.

1983년 4월 23일 뮈텔 주교의 집전으로 봉헌식이 거행된 이후 1921년에는 남녀를 구분하던 내부 칸막이를 헐어내고 벽돌기둥을 돌기둥으로 교체하기도 했다. 당시로선 고도의 기술과 비용이 요구되는 고딕양식으로 건축하기엔 어려움이 많아 로마네스크양식과의 절충형으로 지어졌다. 아담한 약현성당은 명동성당과 달리 화려한 장식이 별로 없고 웅장한 규모도 아니다. 제대 뒤편 세 개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빛줄기가 내부를 밝혀 오히려 장중한 느낌마저 주는 약현성당은 교계에서는 전국에서 가장 밝은 성당으로 통하기도 한다.

4대문 안쪽에 있어 문안 본당으로 불렸던 명동성당. 반면, 약현성당은 문밖 본당으로 불릴 만큼 사대문 밖의 상징적인 장소였다. 종교 건축물로 처음 지어진 약현성당은 국내 최초의 벽돌조 성당 건축물로 120년 고색창연한 그 세월만큼, 성당은 지금도 서소문 밖 나지막한 언덕에서 한국천주교의 역사를 다시 새기고 있다.  

<약현성당 편> 프로그램 다시보기 : http://tvcast.naver.com/v/77715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문화유산을 주제로 서울의 역사․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네이버 TV(http://tv.naver.com/seoultime), 유튜브(검색어: 영상기록 시간을 품다) 또는 tbs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수상 약력]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2015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지역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2016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기획부문 대상 수상
2019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다큐멘터리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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