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동양권의 탑은 불교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데 종교가 있던 없던 탑은 ‘탑돌이’ 등 간절한 소원을 빌 때 이용하는 장소이기도 하고 관광지의 볼거리로도 한몫을 한다. 우리에게도 불국사 탑이나 원각사지 탑, 정림사지 탑 등 유명한 탑들이 많다.

탑은 기원전부터 인간이 만들었는데 가장 오래된 탑은 B.C 8,000년경 신석기시대 Jericho의 벽에 있는 둥근 돌탑이다. B.C 4,000년경 수메르의 건축물인 지구라트들이 오래된 탑들인데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B.C 3,000년경 지어진 바빌론 건축물로 수메르의 Ur지역과 Etemenanki지역의 지구라트들이다. 이것들과 다른 예들은 페니키아와 로마제국에서 군사용인 요새와 보초용의 탑으로 지어졌다. 중국은 B.C 210년경 진나라가 만리장성의 요소로서 탑을 건설했다. 다른 잘 알려진 탑은 1,173~1,372년에 세워진 이탈리아 피사의 사탑과 볼로냐에 1,109~1,119년에 세워진 쌍탑(Two Towers)이다. 아무튼 탑을 바라보는 서양과 동양의 시각이 상이한데 특히 서양은 군사용으로 멀리 정찰하기 위한 보초용 망루 등을 탑이라 한다. 물론 동양의 탑을 흉내낸 최근의 프랑스 에펠탑도 있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탑은 세 부분 구조로 이루어졌다. 상대와 하대로 나뉘는 기단부는 하대기단이 생략되기도 한다. 몸체인 탑신부는 층수를 결정하는 중심 부분이다. 상륜부는 노반, 복발, 용주, 보좌 등 여러 부분으로 세분된다.

탑은 석가모니의 사리를 보관하는 일종의 무덤인데 사리가 여러 지방이나 나라로 옮겨지면서 여러 형태의 탑이 만들어졌다. 이들 탑은 대부분 사각 기단 위에 봉분인 둥근 구조물을 얹고 그 위에 상륜부를 얹은 당시 인도의 무덤 형태를 따랐다. 중국은 자기들의 목조건축양식(목탑양식) 혹은 벽돌건축양식(전탑양식)과 인도의 양식을 결합하여 둥근 구조물과 상륜부는 축소되어 탑의 지붕 위에 장식처럼 얹히게 되었다. 이 양식이 한국에서 발전하면서 불국사 탑 등 우리 고유의 석탑 양식이 만들어졌다.

우리말 탑인 ‘tower’와 ‘pagoda’란 말은 어디에서 유래가 됐을까?

▲ 사진 출처=픽사베이

‘tower’는 이전의 인도-유럽어족 언어가 그리스어를 거쳐 라틴어 ‘turris’가 됐다. 이 말이 고대 프랑스어 ‘tor’로 되면서 고대 영어 ‘torr’로 유입되었는데 최종 ‘tower’로 정착을 했다.

‘파고다(pagoda)’는 불탑으로 특히 부처님 사리를 모신 탑을 탑파라 하는데 산스크리트어인 ‘스투파(Stupa)’가 어원이다. 불탑인 ‘pagoda’는 영어권에서 단층식 ‘tower’를 가르키는 일반적인 용어로 ‘pagoda’의 유래는 불확실하지만 미얀마어라는 설과 포르투갈어 ‘파고드(pagode)’에서 유래가 됐다는 설이 있다. ‘파고드’는 페르시아어 ‘부트카다<butkadah : 신이 사는 곳, ‘but(idol)’ + ’kada(사원, 거주)’>, 또는 산스크리트어 ‘바가바트(bhagavat : 신성한, 존엄한)’나 변형된 ‘바가바티(bhagavati : bhagavatt의 여성형, ’bhag’ : 신성한)’가 드라비다어를 거쳐 포르투갈어로 유입된 다음 영어로 정착했다는 것이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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