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센트럴서울안과 김미진 원장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녹내장은 시신경의 손상이 점진적으로 진행돼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이다. 현대 의학으로는 완치할 방법이 없어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 녹내장 관리의 중점은 안압 조절에 있다. 안압을 떨어뜨려 녹내장 진행을 막아야 한다. 일차적으로 안압 하강 안약을 점안하고 치료 경과를 살핀다. 진단 시 녹내장 진행 상태가 말기에 가깝거나 안압이 매우 높은 수준이 아니라면 대부분 한 개의 약제로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약물 치료로 안압 조절이 되지 않거나 충혈, 따가움, 가려움, 눈곱 등의 약제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레이저를 이용해 안구 내 방수 배출로 기능을 정상화시켜 안압을 떨어뜨리는 치료를 시행한다. 레이저 치료는 레이저 홍채 절개술, SLT 레이저 섬유주 성형술 등이 있는데 이 중 SLT 레이저 치료는 개방각 녹내장, 고안압증 환자에서 사용된다.

개방각 녹내장은 안구 내 방수가 유출되는 경로 중 섬유주 부분이 막히지 않은 녹내장을 의미하는데 조직학적 검사를 진행해 보면 방수 유출에 장애가 있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섬유주 부분에 SLT 레이저를 조사한다. 다른 세포에는 전혀 손상을 주지 않고 특정 세포만 선택적으로 자극해 안압을 하강시킨다.

SLT 레이저는 기존에 사용하던 아르곤 레이저 섬유주 성형술과 비교해 효과가 동등하거나 우수하다. 시술 후 안압 상승 등의 합병증 유발 가능성도 적다. 주변 세포 손상도 없어 반복 시술 역시 가능하다.

영국의 6개 센터에서 3년간 진행한 대규모 다기관 전향적 무작위 배정 연구 Light Study 연구 결과에 의하면 기존 치료 경험이 없는 고안압증 환자나 개방각 녹내장 환자에서 SLT 레이저를 1차 치료로 진행 후 안압 하강 효과를 분석한 결과 3년 동안의 약물 치료 만큼 안압 조절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수년간 약제비를 대지 않아 경제적인 이점이 있고 매일 약물을 점안해야 하는 환자의 수고도 줄인다는 점에서 환자에게 좋은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약물 치료와 달리 SLT를 시행한 모든 환자에서 안압 하강 효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성인 환자 기준 40~70% 정도에서 원하는 안압 하강 효과가 나타난다. 치료 효과가 100%가 아니기 때문에 모든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라고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어떤 환자에서 SLT 레이저 효과가 탁월할지 예측하기도 어렵다. 다만 치료 결과를 정리한 여러 연구에 의하면 치료 전 안압이 높은 환자, 반대쪽 눈에서 SLT레이저 효과가 좋았던 환자, 섬유주에 색소 침착이 많은 경우, PG 계열 약제에 안압 하강효과가 잘 나왔던 경우 등에서 SLT 레이저 치료 효과가 좋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녹내장 조절을 위해 어떤 치료가 적합한지 여부는 녹내장 전문의와 상의 후 결정해야 한다. 약물을 사용할지, 약물 치료를 진행하지 못할 경우에는 어떤 치료 대안이 있는지, SLT 레이저 치료가 효과적일지 등은 환자의 개별적인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녹내장 상태에 따라 녹내장 치료 진행 전 과정에서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법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녹내장 전문의의 풍부한 경험이 우선이다. 녹내장 전문의가 약물 사용, 레이저 치료, 수술 등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을 선택하고 제시해야 녹내장의 진행을 최대한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센트럴서울안과 김미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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