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활은 인간이 사용하기 시작한 가장 오래된 무기 중 하나로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으나 구석기 시대부터 사용했다고 추측한다. 활은 시위를 당겨 활대의 탄력으로 화살을 발사해서 목표물을 맞추는 도구이다. 인간은 처음에는 돌을 던지거나 몽둥이로 사냥이나 수렵을 했지만 동물도 바보는 아니다. 접근하면 멀리 도망가는 동물을 어쩔 수 없이 바라보던 인간들이 머리를 굴려서 만든 것이 활이다. 처음 활은 생계를 위한 사냥 도구로써 이용했지만 점차 전쟁에서 승리를 위한 필살의 무기로 사용했고 총과 대포가 발전한 이후 현대에도 아프리카 등에서는 살상용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이제는 스포츠 등 심신의 단련목적으로 사용한다.

현재 활은 나무, 카본 및 금속 등 다양한 재료를 혼합하여 만드나 원시시대에는 일정 두께의 나무를 휘고나서 양쪽을 줄로 팽팽하게 고정하여 만들었다. 화살은 나무 몸통 앞 부분에는 돌 혹은 금속 촉을 끼우고 뒷 부분에는 공기저항을 뚫고 잘 날아가도록 깃털을 끼웠다. 화살촉은 구멍을 뚫어 끼우거나 접합시켜 화살대와 결합한다. 깃털, 나뭇잎 등으로 만든 화살깃은 화살이 일정하게 날라가게 한다.

역사상 가장 오래된 활의 흔적은 B.C 9,000년경 덴마크 ‘Elm Holmegaard 활’로 나무활의 전통이 이 활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활과 관련된 오래된 기록 중 하나로 호머의 ‘일리아드와 오디세이’를 보면 트로이 전쟁에서 트로이 왕자 파리스가 아킬레우스 뒷굼치를 활로 맞추어서 죽이는 장면이 나온다. 활은 고대의 석궁으로부터 발달하여 지금의 모습이 갖추어진 것은 중세 영국에서 장거리 발사를 위해 긴 활을 만들어 사용한 이후이다. 그후 14세기 유럽 전쟁에 영국의 활이 전해지면서 강력한 무기로 자리잡았다. 터키 근위보병의 혼합식 활도 위력이 강력하여 중세말 전쟁에 주 무기로 사용되면서 전장에서 가장 효과적 무기로 자리를 잡았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을 보자. 우리 조상들은(삼국지 위지 동이전) 고조선의 단궁(목궁)에서 발전하여 삼국시대에는 각궁이 사용되었는데 특히 고구려의 맥궁이 중국인들의 간담을 서늘케 하였다. 삼국이 활을 공통적으로 사용했으나 화살은 서로 달라서 고구려는 호시, 신라와 백제는 죽전을 사용했다고 한다. 고려는 활이 더욱 발전하여 활은 3종(동궁, 장엄궁, 세궁) 화살은 4종(세전, 유엽전, 대우전, 편전)이 되었다. 조선에서는 활이 전투용, 사냥용, 연습용 등 7종이고 화살은 8종이었다. 조선의 활은 물소뿔, 소힘줄, 대나무, 뽕나무조각, 민어부레풀, 화피 등을 이용하여 만들었고 시기적으로는 재료들이 잘 어울어 질 수 있도록 10월~3월에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 조상들은 참으로 복잡하고 튼튼한 세계 최고의 활을 만들어서 사용하였다. 고구려의 전통을 이어 받아서 양궁하면 우리가 세계 최고이다. 그리고 활은 무기말고도 현악기를 키는 도구도 우리는 활이라 한다.

이 인간에게도 유용한 ‘활과 화살(bow & arrow)’은 어디에서 유래가 되었을까?

‘활(bow)’은 게르만 조어 ‘bugô’가 고대 영어 ‘boga’로 유입이 됐고 이 단어가 ‘bow’로 최종 정착을 하였다. ‘화살(arrow)’은 줄여서 ‘살’이나 ‘시’라고도 하는데 고대 영어 ‘earh/ ārwe’가 ‘arrow’로 최종 정착을 하였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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