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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파인 칼럼=이사또의 길따라 바람따라] 계곡물은 차가웠고, 계절을 재촉하는 비는 흩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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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마을마다 덜 거둔 사과들이 지천이다. 경북 청송, 주왕산은 흰머리 듬성한 중년의 모습으로 다가왔다. 중국 주왕이 이 곳까지 와서 죽었으랴마는 그런 전설마저도 이야기가 되지 싶다, 청송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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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부산찍고 대전할 때 그 대전삽니다” 절 이름이 뭐냐는 아낙의 우문에 절마당을 쓸던 스님이 쳐다보지도 않고 대답한다. 주왕산 초입의 대전사에서. 이 절은 오백리가 넘는 외씨버선길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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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은 평탄했고 가는 길은 아름다웠다. 온갖 기암괴석과 폭포가 그린 듯 앉았다.사람들은 이쪽저쪽 높은 기암들을 보느라 눈동자 굴리다가 하매 사팔뜨기 되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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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망해도 삼대 간다고 했다. 청송심씨는 경주최씨와 더불어 만석 부를 이뤘다. 그러나 송소고택을 찾아 청송심씨 종손과 마주 앉은 막걸리상은 그런 부가 허망함을 알려준다. 99칸 집은 옛 영화만 소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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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산지는 저수지다. 조선 영조때 만들었다는 저수지는 물가 왕버들과 아침 안개로 이름값을 높였다.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배경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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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의 늦가을은 시나브로 흘러간다. 가는 시간 아쉬워 하지 않는다. 영화 제목처럼 곧 겨울이 올 것이고, 그 다음은 다시 봄이니 말이다.
이사또의 길따라 바람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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