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왜 떠나는가? 멋지게 다시 돌아오기 위해서다 [박현영 칼럼]

기사승인 2020.07.28  

공유
default_news_ad1

[미디어파인 칼럼=박현영의 감성이 있는 일상] 떠나는 것에 관한 이야기

2015년 폴란드에 교환학생으로 다녀온 적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유학을 가는 나라는 아니지만, 공부를 포함한 여러 경험을 하기에 폴란드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이 곳에서 나는, 평소와 다른 환경에 설레면서도 가끔은 집을 그리워하는 생활을 반복하곤 했다.

2학년 2학기는 교환학생을 가기에 조금 이른 때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 2학년 2학기에 교환학생으로 파견이 되려면, 1학년 말 혹은 2학년 초에 지원을 해야 했다. 그래서 1학년 여름방학부터 공인 어학시험 공부를 했고, 최대한 빨리 떠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준비해온 교환학생 생활인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나는 그토록 떠나고 싶어했는지.

다들 교환학생은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얘기하니까, 대학생으로서 꼭 하고 싶은 일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외국에 나가서 공부하고 싶은 소망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기 때문에, 교환학생만큼 좋은 유학의 기회는 흔치 않을 것이라 생각하기도 했다. 2학년이 된 후에는 교환학생 생활이 일종의 도피처처럼 느껴졌다. 대학에 입학했다는 행복감에 젖어 무작정 도전했던 일들을 1학년 말에 모두 정리했더니, 2학년 때는 학교와 집만 오가게 되었다. 그래서 교환학생 생활은 지루하고 단조로운 대학 생활로부터 벗어날 도피처가 될 것 같았다.

그러나 교환학생으로서 먼 땅에 왔을때, 그저 내 자신이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영어실력 향상이나 문화 체험 같은 일차적인 목표들을 달성하는 일보다, 낯선 땅에서 문득문득 드는 생각들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여기서는 내 자신을 믿는 것이 가장 큰 힘이 된다. 어려움이 찾아왔을 때 한국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은 걱정만 끼칠 뿐이고, 낯선 땅에서 오는 두려움은 스스로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꾸뻬 씨의 행복여행’ 이라는 책의 표지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왜 떠나는가? 멋지게 다시 돌아오기 위해서다.’

교환학생 생활이 마냥 새롭고 즐겁다가도, 갑작스러운 외로움이 찾아 오면 왜 떠나왔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다. 나의 이 모험은, 토플 공부에 투자한 나의 대학 첫 방학이었고, 학점 관리를 해야 했던 부담감이었으며, 꽤 오래 만났던 남자친구와 헤어지게 된 이유 중 하나였다. 그래서 무언가를 확실히 얻고 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을 지도 모른다.

눈에 보이는 무언가를 얻는 것은 힘든 일이다. 내가 얼만큼 성장하고 있는 지를 매번 확인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겪었던 순간순간들이, 돌아가면 그리워질 소중한 시간임을 그때 알았다. 그 소중함을 알기에, 매 순간 감사할 수 있고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배움은 멋지게 돌아가기 위한 원동력을 준다. 결국 멋지게 돌아가기 위해, 우리는 떠나고자 한다. 돌아간 후 그리워하되, 후회는 하지 않도록.

박현영 칼럼니스트 .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3
default_side_ad1
default_news_ad4
default_setImage2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4 5 6 7 8 9 10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ad35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