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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시작을 알린 환구단(圜丘壇) 함께 시간여행 하실래요 [최철호 칼럼]

기사승인 2020.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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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운궁 궁담길 따라 환구단 가는 길

[미디어파인 칼럼=최철호의 한양도성 옛길] 해가 쨍쨍한 한여름 경운궁 궁담길을 걸어보셨나요. 높은 궁담 너머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새들이 손짓을 한다. 궁담을 사이에 두고 전통과 현대가 함께 어울려 있는 곳이다. 빌딩과 빌딩 숲속에 궁과 궐이 있고, 은행나무와 살구나무 사이로 능소화가 피어 있다. 차소리 대신 새소리가 있는 궁의 거리다. 경적 소리 대신 바람 소리만 들리는 이곳은 대한제국의 유일한 황궁인 경운궁이다. 경운궁에는 누가 살았을까? 궁담길 따라 대한문에 서니 문이 굳게 닫혀있다. 더욱 궁 안이 궁금해진다. 살아서 궁에 죽어서 능에 있는 사람들, 그렇다면 저 궁은 도대체 누가 만들었을까? 서울 안팎의 수많은 능은 또한 누구의 작품일까? 인적이 드문 새벽 대한문 앞에서 서울광장을 바라보는 누구든 변해야 이 시대를 통할 수 있다.

경운궁 궁담길 따라 환구단을 오른다

출근이 시작되는 시간, 차들이 많아지고 시청역 앞 커피집들도 사람들이 줄을 선다. 손에 든 커피 한 모금으로 하루의 시작을 알리듯, 재빨리 머릿속에 역사의 기록들을 찾아낸다. 청계천 아래 경운궁 앞 굳게 닫힌 대한문에 서 있다. 서울 안에 모든 궁들은 청계천 위 백악산과 인왕산 아래에 있었다. 서울은 산이다.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자연은 건축물을 지키고, 궁과 궐은 자연을 꾸미며 한양도성 안에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다. 경복궁과 창덕궁이 수많은 시간 속에 서 있듯, 종묘와 사직단이 많은 사람들 속에 신성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경운궁 정문이 되어버린 대한문 앞에 외롭게 서 있는 환구단은 어떤 곳일까?

서울 한복판은 어느새 빌딩과 빌딩 숲으로 변해가고 있다. 서울시청 둘레로 호텔이 즐비하다. 프라자호텔과 롯데호텔에서 외국인들이 줄을 서 어디론가 가고 있다. 웨스틴 조선호텔 경계에 대한제국을 선포한 공간이 숨겨져 있다. 황궁우와 남별궁은 언제인지 사라져 버렸고, 석고각은 해체되어 이건 되었다. 이제는 석고만 환구단을 외롭게 지키고 있다. 120여 년 전 열강들 속에서 청계천 위 경복궁 내 건청궁을 나와 신무문을 통해 러시아 공사관을 향했던 고종은 비로소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황제가 되어 환구단에서 즉위식을 하였다. 대한국(大韓國)의 시작을 알린 공간이 바로 이곳이다. 대안문(大安門)이 비로소 대한문(大漢門)이 되었다.

소공동에 시집 온 작은 공주는 누굴까

▲ 빌딩과 빌딩 사이에 환구단을 지켜 온 석고

환구단이 있기 전 이곳은 소공동이다. 소공동(小公洞)은 말 그대로 작은 공주의 마을,‘작은 공주골’이었다. 작은 공주라고들 말하니 작은 아씨 정도로 생각이 된다. 아니다. 누구의 공주란 말인가. 600여 년 전 태종 이방원은 원경왕후 민씨에게만 4남 3녀를 두었다. 4명의 대군과 3명의 공주다. 그중 둘째이자 차녀인 경정공주가 청계천 건너 이곳에 시집을 왔다. 경정공주는 그냥 공주가 아니었다. 태종 이방원의 딸이자 세자 양녕대군의 누나이며, 세종대왕의 누님이자, 문종과 세조의 고모이니 그 지위와 권세가 하늘을 찔렀을 것이다. 그 후로 작은 공주마을은 남별궁이 되었고, 그 자리에 환구단이 만들어진 후 대한제국을 세계만방에 선포한 공간이다.

신기하게도 이곳은 차소리가 없다. 인적도 드물다. 관광객이 찾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꼭 한번 가야 하는 의미 있는 곳이다. 청계천 위에 종묘와 사직단 그리고 경복궁이 있다면, 청계천 아래에 환구단과 경운궁이 있다. 백악산 아래 화려한 광화문 안 궁과 궐을 보았다면, 목멱산 아래 의연한 대한문 밖 환구단을 보아야 할 시간이다. 혼자도 좋다. 동료와 함께라면 의미가 있을 것이다. 가족과 같이 걸으면 행복한 시간여행이 만들어질 것이다. 120여 년 전 제단과 해시계 그리고 석물과 석고가 환구단을 지키며 말없이 있다. 숭례문을 지나 큰길에서는 보이지 않는 작은 공간이다. 돈의문 터 정동길을 걸어와 궁담길 지나면 눈앞에 환구단의 정문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마도 환구단이 먼저 손짓을 할 것이다.

역사가 가득한 소공동(小公洞),
문화가 이어진 환구단(圜丘壇),
사람과 사람이 덕으로 만나는 공간에서 시간여행 함께 하실래요.

▲ 성곽길 역사문화연구소 소장 - (저서) ‘한양도성 성곽길 시간여행’

[최철호 소장]
성곽길역사문화연구소 소장
‘한양도성에 얽힌 인문학’ 강연 전문가
한국생산성본부 지도교수
지리산관광아카데미 지도교수
남서울예술실용전문학교 외래교수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저서 : ‘한양도성 성곽길 시간여행’

최철호 성곽길 역사문화연구소 소장 .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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