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박은혜의 4차산업혁명 이야기] 2016년, 이미 고인이 된 유명가수의 콘서트가 열렸다. 이미 고인이 된 가수의 콘서트라고 한다면, 단순히 과거의 영상을 대형 스크린을 통해 틀어주는 콘서트 즈음을 예상할지도 모른다. 혹은 기존 가수들의 헌정무대에 과거 영상을 틈틈이 틀어주는 정도를 떠올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해당 가수의 등장부터 시작하여 노래를 부르는 전 과정이 실제 가수가 등장하여 노래를 부르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당시 살아있는 가수가 등장하여 노래를 부르는 것이라고 해도 충분히 믿을 수 있을 만큼 완벽하게 과거의 무대가 재현된 것은 바로 홀로그램 기술 때문이었다.

홀로그램 기술의 특성과 도약
홀로그램 기술이란 3차원적 영상을 통해 실물과 동일하다고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입체적으로 보이는 사진을 말한다. 홀로그램은 홀로그래피의 원리를 통해 만들어지는데, 이 원리는 레이저에서 나온 광선을 두 개로 나눈 후 하나의 광선은 스크린을 비추게 만들고(기준광) 다른 하나의 광선은 우리가 보고자 하는 물체에 비추는 것(물체광)이다. 이때 스크린을 비추는 기준광은 변형되지 않으며 동시에 물체광과 간섭을 일으키면서 간섭무늬가 스크린에 저장된다. 참고로 이 간섭무늬가 저장된 필름을 우리가 일상에서도 종종 마주하는 홀로그램 필름이라고 부른다.

특히 현재는 스테레오스코피 방식이 상용화되는 단계에까지 이르고 있다. 스테레오스코피 방식이란 서로 다르게 편광된 두 가지 광선을 평면 화면에 쏘아 두 빛을 각기 상쇄시켜 주게 되는 것인데, 이것은 평면에서 구현되는 착시 현상으로 인해 각도에 따라 형태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과는 다른 방식이다. 곧 전 방향에서 동일한 입체 영상을 구현하게 함으로써 홀로그램의 새로운 진보를 이루어가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더불어 카드나 현금 위조를 방지하기 위해 등장하던 홀로그램이 단순한 입체적 영상을 제시하는 영역에서 넘어서, 실제 사람과 소통하는 수준으로 도약될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2016년에 공개되었던 홀로그램 콘서트 역시 대중들에게 반향을 일으켰지만 이제는 일방향적인 차원이 아니라 대화가 가능한 수준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예측이 현실화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영화에서나 보던 홀로그램과의 대화는 이제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맛보는 일이 되어버릴 지도 모른다.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살펴보는 홀로그램 기술의 방향

홀로그램 기술에 접목될 수 있는 대표적인 기술은 단연 인공지능 기술이다. 대표적인 특성으로는 실제 사람처럼 홀로그램으로 완성된 개체에 인간의 사고 능력을 주입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특정 홀로그램에 학습된 데이터를 내장하여 해당 인물 혹은 캐릭터가 할 수 있는 말이나 행동을 구현하게끔 하는 것인데 물론 여기에 내장되는 데이터는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할 수준으로, 다양한 상황에 입각한 방대한 양을 보유하게 된다.

인공지능과 더불어 홀로그램 기술에 접목될 또 다른 4차 산업혁명의 산물은 사물인터넷이다. 여러 가지 사물에 센서와 통신 기능을 내장한 후 인터넷과 무선 통신을 기반으로 사물들을 상호 연결하게 되는 이 기술은 특정 사물에 인간의 감각적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시각적인 감각과 관련된 홀로그램은 사물인터넷의 발달과 결합하여 나중에는 미래의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새로운 도약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원격 통신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통신 기술의 패러다임이 시작되는 것이다.

문화예술 영역과 홀로그램
이러한 홀로그램 기술이 가장 다양하게 사용될 분야는 문화예술 분야가 될 것이다. 기존의 평면적인 작품이 홀로그램을 통해 입체감과 생동감을 지닌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앞서 예를 들었던 것처럼 과거의 예술가들을 실제로 마주하는 듯한 차원에서 공연을 즐기게 해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중문화의 영역에서도 보다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를 통해 제시되는 정보다 더 이상 화면이라는 공간 안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3차원 공간에 등장하여 시청자와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유튜브를 비롯한 1인 미디어 시대가 돌입되고 있는 만큼 홀로그램 기술 발전의 완성단계에서 선보일 수 있는 미디어와 연관된 홀로그램 구현은 보다 다양화될 수 있다.

대안과 대체의 간극에서

아마도 홀로그램 기술의 발전은 단순히 문화예술 영역만이 아니라, 일상에서도 보다 가까이에 등장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최근 통신사들의 광고를 보면 멀리 있는 유명인사의 실물을 마주하며 소통하는 기술이 구현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병원에 있는 소아환우들이 홀로그램 기술을 통해 평상시에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체험을 즐김으로써 새로운 복지의 가능성이 열릴 수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아마도 다양한 차원에서 홀로그램 기술은 우리에게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그러나 이와 더불어 우려의 목소리도 등장할 수밖에 없다. 인간이 아닌 실체와 마주하고 대화하는 것이 또 다른 차원에서 비인간화의 문제를 초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누군가는 인간관계에서 비롯되는 상처에서 벗어나고자 실제 사람이 아닌 홀로그램과 소통하는 것으로 교류를 대체하려고 할지도 모른다. 결국 홀로그램 기술의 발전과 상용화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위해서는 홀로그램 기술이 ‘대안이냐, 대체냐’의 사이에서 올바른 방향성을 잡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앞서 말한 대로 멀리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이들을 위해 대안적인 성격으로 홀로그램을 통한 소통과 체험이 이루어진다면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발전이 가능해지겠지만, 실제 사람과의 소통을 대체하기 위한 기능으로 변질되어 간다면 홀로그램은 역기능을 초래할 수밖에 없게 된다. 또한 이에 대한 고민은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과 접목되는 홀로그램 기능만이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전반의 방향성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게끔 해 준다.

▲ 박은혜 칼럼니스트

[박은혜 칼럼니스트]
서울대학교 교육공학 석사과정
전 성산효대학원대학교부설 순복음성산신학교 고전어강사
자유림출판 편집팀장
문학광장 등단 소설가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