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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 형무소에서 3년 [김문 작가]

기사승인 2020.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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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내 직업은 독립운동이오(김문 작가)

[미디어파인 칼럼=김문 작가의 대한민국 임시정부 4인과의 인터뷰-백범 김구] 그런데 매번 경례를 할 때마다 들어보면 수인들이 입안엣소리로 무슨 말인지 중얼거리는 것이 있었다. 나는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낯익은 수인들에게 물어보았더니 “당신 일본 법전을 보지 못했소? 천황이나 황후가 죽으면 대사면령이 내려 각 죄인들을 풀어준다고 하지 않았소. 그러므로 우리 수인들은 머리를 숙이고 하느님께 ‘메이지’라는 놈을 즉사시켜 줍소서라고 기도합니다.”라고 말한다. 나도 그 말을 듣고 심히 기뻐하여 그렇게 기도를 했다. 이후 노는 입에 염불격으로 매번 식사때마다 ‘동양인의 대악괴인 왜왕을 나에게 전능을 베풀어 내 손에 죽게 합시사...’하고 상제께 기도하였다.

-형무소에서 지낸다는 것, 특히 일본인에게 고문을 당하면서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아픔은 이루 말할 수가 있었겠습니까. 그러는 가운데 감옥에서 호를 백범이라고 바꾸지요.

“그렇습니다. ‘백범일지’에도 기록돼 있습니다. 서대문 형무소에서 3년을 지내는 동안 장차 세상에 나가서 마음에 확실히 다져야 할 일이 있다는 신념을 가졌습니다. 나는 본시 왜놈이 이름지어준 ‘뭉우리돌’이다. ‘뭉우리돌’의 대우를 받은 지사 중에 왜놈의 가마솥인 감옥에서 인간으로 당하지 못할 학대와 욕을 받고도 세상에 나가서는 오히려 왜놈에게 순종하며 남은 목숨을 이어가는 자도 있으니 그것은 ‘뭉우리돌’ 중에서도 석회질을 함유하였으므로 다시 세상이라는 바다에 던져지면 평소 굳은 의지가 석회같이 풀리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나는 다시 세상에 나가는 데 대하여 우려가 적지 않다. 만일 나도 석회질을 가진 뭉우리돌이면 만기 이전에 성결한 정신을 품은 채로 죽었으며 좋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리하여 결심의 표시로 이름을 구(九)라 하고, 호를 백범(白凡)이라고 고쳐서 동지들에게 언포하였습니다. 구(龜)를 구(九)로 고친 것은 왜의 민적(民籍)에서 벗어나고자 함이요, 연하(蓮下)를 백범으로 고친 것은 감옥에서 여러 해 연구에 의해 우리나라 하등사회, 곧 백정의 범부들이라도 애국심이 현재의 나정도는 되어야 완전한 독립국민이 되겠다는 바람 때문이었습니다. 복역중에 뜰을 쓸 때나 유리창을 닦고 할 때는 하느님께 ‘우리도 어느 때 독립정부를 건설하거든, 나는 그 집의 뜰고 쓰고, 창호(窓戶)도 닦는 일을 해보고 죽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이제 상하이 임시정부 얘기로 돌려볼까 합니다.

“1919년 2월 경성 탑동공원에서는 만세소리가 일었고 독립선어서가 각 지방에 배포됐습니다. 그 무렵 상하이에 아는 동지들이 모인다는 연락을 받고 안동현의 어떤 여관에서 지내다 배를 타고 상하이로 향했습니다. 황해안을 지날 때 일본 경비선이 나팔을 불고 따라오며 배를 세울 것을 요구했으나 영국인 선장은 들은 체도 안하고 전속력을 달려 4일 후 포동항에 도착했습니다. 이 배에 같이 탄 동지는 15명이었습니다. 상하이에 모인 인물 중 평소 나와 친숙한 인물은 이동녕, 이광수, 김홍서, 서병호 등 4명이었고 그밖에는 구미와 일본 등지에서 온 사람을 합쳐 모두 합치면 500명정도라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때 임시정부가 조직됐는데 나는 안창호 내무총장에게 정부의 문지기를 청했습니다. 안창호는 흔쾌히 받아들여 경무국장의 직책을 받게 됐습니다.” (다음편에 계속...)

<다음과 같은 자료를 참고 인용했다>
·부덕민, 『백절불국의 김구』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회, 2009)
·김삼운, 『백범 김구 평전』 (시대의 창, 2004)
·김구, 도진순 주해, 『백범일지』 (돌베개, 2018 개정판)

▲ 김문 작가 – 내 직업은 독립운동이오

[김문 작가]
전 서울신문  문화부장, 편집국 부국장
현) 제주일보 논설위원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김문 작가 gamsam1013@naver.com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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