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백남우의 근현대문화유산이야기 : 남대문시장] 서울 최대 상설시장, 남대문 시장. “고양이 뿔만 없고, 다 있다” 야간 도매시장에서부터 외국 관광객의 기념품 시장까지 1만 여개의 점포, 1천 7백여 종의 상품, 그리고 하루 평균 이용객이 40만 여명에 육박하고 있는 서울 대표 시장이다. 모든 것이 모이도 흩어지는 600년 전통, 남대문시장은 오늘도 풍요로운 활기와 넘치는 생기가 가득하다.

조선 초기 생성되어 난전의 성향이 강했던 이곳이 본격적인 시장의 면모를 갖추게 된 것은 1897년. 선혜청 창고 터(현재 본동시장)에 창내장(倉內場)이라는 시장이 개시되면서 부터다.

숭례문 앞 저자가 이른 새벽 열리어
칠패 사람들의 말소리 성 너머로 들려오네.
바구니 들고 나간 계집종이 늦는 걸 보니
신선한 생선 몇 마리 구할 수 있겠구나.
- 다산 정약용. '춘일동천잡시' 중

당시엔 소금이나 젓갈, 대나무 제품 같은 서민 대상의 생필품이 주요 취급물품이었다. 본격적인 개시는 갑오개혁 직후, 일본인들이 이곳에 창내장이라는 시장을 열게 되면서 부터다.

▲ 창내장(倉內場) 개시 (1897)

이곳, 창내장은 소매시장인 동시에 속칭 ‘돗떼기 시장’ 즉 돗자리채로 물건 떼어가는 도매시장이기도 했다. 철도가 뚫리면서 시장 주변에는 늘 사람들로 북적였다. 급격히 늘어난 교통량과 유동인구에 더해 운종가에서 취급하는 고급제품만은 못해도 없는 것이 없더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경성최대 생필품 시장으로 자리 잡게 된다.

▲ 경성역 개시 (1900. 7)

남대문시장의 내부에 있는 본동시장은 남대문시장의 기원이다.

꼬불꼬불 좁은 골목마다 미로 같은 형태를 띠는 본동시장. 바쁜 상인들과 손님들의 허기를 채우는 백반과 분식집이 오밀조밀 모여 있던 이곳에 1988년 전후로 갈치조림 전문점 10여 곳이 들어서면서, 현재 갈치조림 골목으로 불리고 있다.

도깨비 방망이처럼 뭐든 구할 수 있다 해서 도깨비 시장으로...
6.25전쟁 이후, 미군 부대 PX에서 나온 군수품과 양복지, 사진기, 시계 같은 일본산 밀수품이 팔린다 하여 양키시장으로...
서민의 애환과 시름을 달래 온 종합시장은 여전히 굳건한 남대문시장의 중심이다.

또, 월남한 실향민이 정착해 아바이 시장으로도 불렸다.
1968년 대화재 이후로 새로 지어진 후, 지금의 현대식 상가의 모습을 갖췄고 층별로 특화를 이룬 전문상가 중심으로 발전했다.

저녁이 가까워지면, 남대문 시장에는 또 다른 큰~ 장이 열린다.
꺼지지 않는 불빛, 노점상
저녁 5시부터 하나 둘 등장하는 리어카들. 포장마차에 불이 켜지면 피곤한 하루를 마감하는 주변 직장인들과 출출해진 관광객들이 모여든다.
빈속을 채워 줄 싸고 푸짐한 술과 음식 냄새로 서울의 밤은 깊어진다.

명절 새 옷 한 벌의 추억
한 끼 노점국수의 훈훈함
24시간 꺼지지 않는 불빛
변하지 않는 전통과 영향력을 가진 한국의 대표 아이콘
남대문 시장

               <남대문시장 편> 프로그램 다시보기
                ☞ 네이버TV : https://tv.naver.com/v/546513
                ☞ 유튜브 : https://youtu.be/_y2d_htiPHM

※ 영상기록 <시간을 품다> ‘남대문시장’ 편은 2015년 9월 28일에 방송되었습니다. tbs TV에서는 서울 일대에 남았거나 변형된 근현대문화유산을 주제로 서울의 역사․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제작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네이버 TV(http://tv.naver.com/seoultime), 유튜브(검색어: 영상기록 시간을 품다) 또는 tbs 홈페이지(tbs.seoul.kr)에서 다시 볼 수 있다.

▲ tbs 백남우 영상콘텐츠부장

[수상 약력]
2013 미디어어워드 유료방송콘텐츠 다큐멘터리 부문 우수상 수상
2014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PP작품상 수상
2015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지역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2016 케이블TV협회 방송대상 기획부문 대상 수상
2019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그리메상 다큐멘터리부문 우수작품상 수상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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