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우리는 회사 회식이든 가족의 잔치이든 취향이 다른 많은 사람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뷔페에 간다. 그러면 각자 양식, 일식, 한식 등 자기에게 맞는 음식을 마음껏 먹으면 된다. 뷔페(Buffet)는 여러 음식을 진열해 놓고 자기가 먹고 싶은 음식을 여러번 가지고 와서 먹는 자유로운 식사 방식이다. 뷔페는 호텔과 결혼식장 등 많은 사람들이 와서 식사를 해야할 경우에 간편하게 이용된다. 최근에는 패밀리 레스토랑 등 고급 음식점에서도 샐러드바라는 비슷한 방식으로 뷔페를 운영하고 있다.

역사를 보면, 뷔페는 스칸디나비아 지역의 바이킹들이 노획물들과 다양한 음식을 펼쳐놓고 양껏 먹었다는 것이 기원이라고 한다. 스웨덴인들은 뷔페를 스뫼르고스보르드(Smörgåsbord)라 부르는데, 집에서 만든 음식을 펼쳐놓고 사람들을 초대한데서 유래된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일본 영향으로 바이킹스라는 뷔페가 있었다. 현대적인 뷔페는 러시아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는데 17~18세기 프랑스 황실에서 유행한 식사 형태다. 러시아는 추운 날씨에 음식이 쉽게 식어버리기에 주방에 여러 음식을 마련해 놓고 사람들이 직접 먹게 한 것에서 유래했다는것이다. 프랑스 황실에서 시작되어 이후 영국 황실, 러시아 황실과 독일 황실 등 유럽 전역에 전파되었고 미국과 아시아 등 다른 나라들에도 퍼져 나갔다. 2차 세계대전 후 널리 퍼져 현재에는 호텔 뷔페 등 대중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뷔페의 장점은 좁은 장소에서 적은 인원으로 많은 손님을 치를 수 있고 인건비가 적게 든다. 서양의 경우 특히 미국은 접시만 들고 돌아다니며 먹기 때문에 작은 공간에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다. 요리사를 제외하고 음식을 채워 주는 사람, 그릇을 치우는 사람 등이 있으면 많은 인원도 접대가 가능하다. 미국의 뷔페는 인건비가 적게 들어 저렴한 가격으로 푸짐한 양을 먹고 싶을 때 가는 곳이다. 뷔페를 먹는 순서는 차고 시원한 음식, 다음으로 뜨겁고 따뜻한 음식, 그리고 후식 등을 먹는다. 하지만, 뷔페는 가장 믿을 수 없는 식당으로도 손꼽인다. 재료의 원산지와 유통기간 그리고 만든 시간을 알 수 없어서 신뢰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뷔페를 처음 소개한 곳은 한국전쟁 당시 북유럽 의료지원단이 설립한 메디컬 센터(현 국립의료원)에 1958년 설치된 식당 '스칸디나비안 클럽'이었다. 당시 의료지원을 나온 북유럽인들의 입맛에 맞는 식당이 없어서 신속하게 조리해서 다양한 사람의 입맛을 맞추는데는 뷔페가 제격이었다. 병원내 뷔페지만 이 클럽은 70~80년대 부유층들이 특별한 날이나 고급 음식을 먹기 위해서 갔다. 하지만 90년대 중반 빕스 등 한국에도 수 많은 뷔페/ 샐러드바 등의 식당들이 생겨났다. 그러다 보니 이 클럽에서 제공하는 음식이 우리 입맛에 잘 안 맞았고 한식들의 수준이 낮아서 결국 2012년 폐점하였다.

다양한 음식을 골라먹는 재미가 있는 ‘뷔페(buffet)’는 어디에서 유래된 말일까?

‘Buffet’는 기원은 알 수 없지만 ‘Digitized Treasury of the French Language’는 ‘bouffer<to eat (in excess)>’의 동족어가 기원이라 보며 다른 설로는 켈트어를 차용했다고 본다. 이들에서 고대 프랑스어 ‘bufet(타격)/ buffet(식사)’가 나왔고 그대로 1150년경 중세 프랑스어를 거치며 ‘buffet’가 됐다. 이 말을 영어에서 차용하면서 최종 정착을 했다. ‘Buffet’는 원래 프랑스에서 음식이 제공되는 식기대나 배선대를 언급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점차 음식의 제공형식으로 의미가 확장되었다. ‘Buffet’는 뉴욕에서 스웨덴어 ‘smorgasbord‘가 대중적이 되면서 영어권에서 20세기 후반 대중적인 용어가 되었다. 미국에서는 ‘buffet’ 만큼 ‘all you can eat’란 표현도 쓴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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