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소로한의원 청주점 구상모 대표원장 (헬스인뉴스 건강멘토)

[미디어파인 칼럼] 여름의 끝자락에서 한반도를 덮친 태풍 링링에 이어 민족 대명절 추석을 보내고 나니 어느덧 완연한 가을로 접어들었다. 후덥지근한 여름 날씨가 선선한 공기로 바뀌는 가을은 아이들을 데리고 단풍 구경을 하기 좋은 날씨다.

아이에게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보호자는 가을이 건조하고 기온차가 심한 환절기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여름과 겨울을 오락가락하는 변덕스러운 날씨에 아이들이 무방비 상태로 노출될 경우 아토피와 비염, 천식이 더욱 심해지는 것은 물론, 심한 감기에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감기는 병원에 가면 7일이면 낫고, 집에서 조리하면 일주일이면 낫는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지만 어린아이의 경우에는 조금 다르다. 성인보다 면역력이 약한 탓에 병세가 빠르게 진행되고 증상도 강하게 나타난다. 열이 심하게 올라 응급상황이 발생하기도 하며, 중이염과 같은 호흡기 질환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중이염은 감기나 비염, 편도선염, 아데노이드비대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고막과 내이 사이의 공간인 중이(中耳)에 염증이 발생한 상태를 말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귀 통증, 고름, 이명과 같은 것들이 있다. 소아과 내원 질환 2위를 할 정도로 흔한 질환인데다 7~8세에 이르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기도 하는 질환이지만, 오랫동안 항생제를 복용하다 보면 면역세포가 많이 소실돼 성장하면서 만성비염, 성장저해, 수면장애, 집중력장애, 척추이상, 두통 등 소모성 질환을 반복적으로 겪을 수 있다. 또, 제대로 된 치료 및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난청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므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중이염 치료의 핵심이 귀와 코를 연결하고 있는 ‘이관’에 있다고 본다. 이관은 귓속의 압력을 조절해 귓속 노폐물을 배출하는 역할을 하는데, 염증이 해당 부위를 막으면서 부종, 축농증, 귀 통증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이염을 제대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이관의 삼출물을 직접적으로 빼내어 이관의 기능을 정상화시키고, 이(耳)·비(鼻)·인후(咽喉), 그리고 면역기능을 함께 돌볼 필요가 있다.

보호자는 틈틈이 아이의 건강을 체크하고 의심스러운 정황이 포착되면 곧바로 아이를 데리고 내원하여 진료를 받아야 한다. 아이가 계속해서 귀를 만지거나 잡아당기는 경우, 평소보다 많이 보채는 경우, 귀에서 분비물이 흘러나오는 경우, 조용한 소리를 잘 듣지 못하고 균형을 잡지 못하는 경우, 크게 말하는 경우라면 중이염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유·소아에서 중이염이 특히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이관의 위치와 관련이 있다. 성인은 이관이 45°가량 기울어 있는 반면, 어린아이의 이관은 귀와 일직선상에 위치해 있기에 염증이 이관까지 도달하기 쉬운 것이다. 수유 자세와도 관련이 있는데, 아이를 눕혀놓고 젖을 먹이다가 젖이 코로 역류하는 과정에서 이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중이염으로부터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아이를 비스듬히 안은 상태에서 젖을 먹이고, 소화가 될 때까지 충분히 등을 토닥이는 것이 좋다. (미소로한의원 청주점 구상모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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