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파두, 카메룬

[미디어파인=허승규의 여행의 조각] 갤러리 KTA 전관에서 7월29일까지 소개되는 아프리카 작가 음파두는 세계 미술계에도 널리 알려진 작가입니다. 음파두(Joel Mpahdooh 1956~)는 프랑스 예술대학을 나와 현재는 카메룬의 두알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보급 작가입니다. 그는 아프리카 낙서화풍을 프랑스 스타일의 일러스트와 결합한 예술 영역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여느 아프리카 작가와는 달리 색채나 형태가 상당히 다릅니다. 흡사 바스키아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독특한 재료와 기법 측면에서 상당히 실험적이고 진보적입니다. 나이가 64세라는 점에서 삶에 대한 내공이 노련함으로 풀어졌고, 아프리카 특유의 가벼움을 아이처럼 유머스럽게 표현하는 것에 대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림의 재료가 캔버스가 아닌 알루미늄 판에 아크릴 물감과 오일 크레용을 사용하면서 스크래치 기법을 통해 회화의 평면성을 다르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갑니다.

원색을 사용하기보다는 색의 혼합으로서 강한 파스텔 톤을 즐겨 칠하고, 두텁게 칠해진 알루미늄 판을 예리한 면도날이나 송곳으로 긁어내어 흰색을 드러나게 하는 작업은 마치 여행자가 떠나는 구도의 길을 걷는 것처럼 보입니다. 또한 흰색 윤곽선은 어두운 아프리카의 현실에 빛을 드러나게 하는 가능성의 세계와도 연결되고 있는 듯 합니다. 이런 스크래치 기법은 종교적 신념과도 연결되어 그는 종종 이런 말을 합니다. "어둠 속을 헤메는 백성이 큰 빛을 보게 될 것입니다. 캄캄한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빛이 미쳐올 것입니다 (이사야 9장 1절)" 빛을 지니고 있는 알루미늄 판을 사용하면서 여러 색을 덧칠하고 또 덧칠해서 긁어내야 하는 것이 그의 삶의 여행이고 운명인 듯 합니다.

아프리카의 복잡다단한 상황은 결국 빛을 더욱 빛나게 하기 위한 평화에의 시련과 시험이란 것이 그의 지론입니다. 그래서 작가는 "본디 아프리카의 근원은 빛났고, 단단했고, 두려움이 없었기에 절망에 빠진 적이 없었다는 것을.." 아프리카 미술처럼 아프리카 여행은 자기를 보는 거울입니다. 여행처럼 미술을 통해서도 내가 알지 못했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낯선 장소와 사람들을 통해 새로운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거울입니다. 음파두 그림을 통해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 같습니다.
 

▲ 핸드릭 릴랑가, 탄자니아

이번 전시에서는 대작은 물론 크고 작은 작품 70여점이 선보이고 있는데 한국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이지만 재료나 주제, 기법이 실험적이여서 많은 반향과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른 전시실에서는 한국에 널리 알려진 세네갈의 두츠와 탄자니아의 핸드릭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핸드릭은 한국의 초등학교 3학년과 5학년 미술 교과서에 동시 소개되어 현재 우리나라의 학생들이 그의 그림을 인식하고 배우고 있다는 점에서 본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선사할 것입니다. 전시는 인사동 "한국관광중앙회 갤러리 KTA"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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