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그루터기치과 윤정진 원장의 이(齒)로운 이야기] 뭐든지 많이 쓰고 자주 쓰면 단련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뇌를 단련하기 위해 책을 많이 읽고, 근육을 단련하기 위해 매일 아령을 들고, 폐를 단련하기 위해 수영을 하는 분들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뇌를 단련하기 위해 책을 많이 읽다가는 눈이 망가지고 자세가 나빠질 수 있습니다. 근육을 단련하기 위해 매일 아령을 들면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으며, 폐를 단련하기 위해 수영을 하다가 중이염이 생기기도 합니다.

치아도 마찬가지로 매일 몇 번씩 쓰는 부위이고 나이 들어서도 꼭 써야 하는 부위이기 때문에 오래 잘 쓰고 싶어서 단련할 방법을 찾는 분들이 있습니다. 식사를 하고 귀찮은 칫솔질을 하기 보다는 달콤하고 손쉽게 입안에 청량감을 줄 수 있는 껌을 씹으며 치아까지 단련된다고 생각을 하면 이것보다 좋은 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오해입니다.

물론 껌은 다양한 영향을 가져오는 식품 중 하나입니다. 졸음 퇴치나 기억력 향상, 스트레스 해소, 구취 제거 등 다양한 기능성을 추가한 제품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무설탕 껌을 20분 정도 씹으면 입안에 침이 많이 생성되면서 음식물 찌꺼기가 씻겨 내려가고, 입안 농도도 균형이 잡히는데 어느 정도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칫솔질 대용으로 껌을 씹는다면 구강 건강에는 치명적입니다. 껌은 치아 사이사이의 치태를 제거하는 효과는 거의 없습니다. 구강 건강을 지키기 위한 방법은 올바른 양치질뿐입니다. 껌을 씹고 난 뒤에도 양치질과 치실, 치간 칫솔은 필수입니다.

항간에는 껌 속에 포함된 자일리톨 성분이 충치 예방에 도움을 된다는 말도 있습니다. 하지만 충치 예방 효과를 보려면 성인 1일 기준 껌 12~28개를 씹어야 합니다. 껌의 성분만으로는 충치 예방에 도움을 받기는 힘들다는 의미입니다. 오히려 껌을 자주 오래 씹으면 턱 근육이 커져서 치아에 큰 힘이 작용하게 됩니다. 결국 치아에 가해지는 무리한 힘이 치아에 금이 가게 하고 수복물의 수명을 짧게 할 수 있습니다.

치아는 잘 닦고 오히려 덜 쓸수록 오래 씁니다. 밥 먹을 때 이외에는 사용하지 않는 편이 더 좋습니다.

▲ 그루터기치과 윤정진 원장

[그루터기치과 윤정진 원장]
-대한 치과 보존학회 인정의
-대한 치과 근관치료학회 정회원
-대한 구강악안면 임플란트학회 정회원
-단국대학교 치과대학 보존과 외래교수
-그루터기치과 이수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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