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정동근의 명리학 산책]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통일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주한미군 문제, 비무장지대 보존 문제, 개성공단과 같은 공단 건설 등 정치, 경제, 군사 등 전 분야에서 실현가능한 많은 부분이 숨 가쁘게 논의되고 있다. 때를 같이 해 일각에서는 천도(遷都) 즉, 수도이전 문제까지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풍수학자로서 현장에서 논의되고 있는 수도 이전 문제에 대해 조심스레 의견을 내본다.

천도란 국가의 중추적 기능뿐만 아니라 정치, 행정 기능은 물론 이념까지 포괄적으로 이전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도 1947년 건국 이후 몇 차례 수도 이전계획을 세운바 있다. 대북 안보가 최우선이던 박정희 정권에서는 남북한 대립상태가 계속되자 임시행정수도 이전 계획이 만들어졌다.

1977년 박 대통령은 서울이 휴전선에서 지나치게 가까이 있다는 안보적 차원과 농촌 인구의 서울 집중에 따른 수도권 비대화를 명분으로 ‘통일이 되면 언젠가 다시 돌아온다’는 조건부 한시성을 띤 임시 수도이자 순수 행정도시로 계획됐다.

임시행정수도는 안보문제, 서울과 거리, 국토 중심성, 지역 중립성, 개발 잠재력 등 다섯가지 기준으로 정했다. 이 기준에 따라 수도 이전 대상지는 대전에서 가까운 공주, 논산, 천안, 금산, 옥천, 부강 등으로 후보지를 압축한 후 최종적으로 공주군 장기면이 선정했다. 그러나 1979년 10월 박 대통령 서거에 따라 논의가 전면 중단됐다.

전력 있던 수도이전 계획, 빨라진 통일시계 탓에 ‘재점화’

그 후 2002년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노무현 대통령 후보가 충청권으로 수도 이전 공약을 발표하면서 또 다시 행정수도 이전 논의에 불을 지폈다. 당선 후 노 대통령은 2004년 8월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이해찬 국무총리를 통해 충남 연기‧공주를 후보지로 최종 확정했다. 이후 헌법재판소 위헌결정, 이명박 정부의 수정 법안 부결 등 우여곡절을 겪을 끝에 세종시 건설은 원안대로 추진됐고 2012년 7월 세종특별자치시가 정식 출범했다.

중국 당나라 때 지리풍수가인 곽박이 ‘청오경’의 내용을 부연해서 지은 금낭경에서는 ‘한 나라의 도읍은 용의 세(勢)가 높은 다락집 같고, 풀과 키 큰 나무가 무성하다면 관아를 설치하고 관원을 배치하여 나라를 세울 만하다’고 했다.

이밖에 감룡경, 살심부 등 풍수 고서에서도 도읍이 될 만한 양기 터는 ‘용맥(龍脈)이 멀리서 달려오다 물을 만나 기세가 멈추는데, 그 형이 우뚝한 산이 받쳐주는 곳을 혈장으로 하고, 이 혈장은 넓고 평활하고 풍부한 물과 좋은 지질이 확보돼야 하며, 무엇보다 인구를 부양할 수 있는 충분한 규모를 갖추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이 같은 풍수서의 기준과 통일수도의 입지성을 고려해 천도 후보지를 고르자면 고려 황도였던 개성, 도라산이 있는 남북 접경지 장단면 일대, 교하(탄현면), 적성 등이 손꼽힌다. 이 중 이번 칼럼에서는 풍수상 천도에 가장 적합하고 유력하다고 판단되는 개성에 대해 논해 보고자 한다.

옛 풍수 비기에 송악명당이란 말이 있다. 도선(道詵)의 ‘송악명당기’에 “서강 가에 군자어마의 명당 터가 있는 바, 태조(太祖)가 통일하던 병신년으로부터 120년 뒤에 이 자리에 궁궐을 지으면 국업이 연장되리라”는 말이 있었다.

송악은 개성의 옛 이름이다. 도선의 풍수도참사상에서 송악을 이렇게 명당자리라고 한 이유는 고려 태조가 살던 터전이었고 북으로 송악·천마(天摩)·성거(聖居) 등 험산과 좌우로 임진강과 예성강이 흐르며, 강화도와 교동도 등 섬들이 앞바다에 방파제처럼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일찍이 궁예가 “왕이 되려면 먼저 송악에 성을 쌓으라”는 태조의 친부 왕융의 건의에 따라 성을 쌓고 그 후 궁예 자신이 송악으로 도읍을 옮기는 등 예부터 명당지로 확인된 바 있다.

고려 오백년 도읍 개성, 풍수‧지리적여건 상 적지

개성은 고려 왕궁터가 풍수의 중심지다. 구글 지도분석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고려 왕궁터인 만월대는 주산 송악산 남쪽 기슭의 높다란 언덕에 있다. 주산인 송악산 기세와 조‧안산이 멀리 둘러서 국세(局勢)가 장대하다.

개성 산세는 백호가 청룡줄기에 비해 높고 기세가 강맹하다. 이러한 백호 우세 형국은 평양과 서울(한양)도 그러하다. 다만 개성은 너무 산강(山岡)으로 포위돼 국면이 관광(寬廣: 마음이 아주 넓음)치 못해 강우기에 물길이 거세고 순조롭지 못하다. 물을 잘 다스려야 한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청오경’에서 요구하는 도읍 조건에 상당 부합된다.

개성은 개별 국세가 주밀한 전형적인 장풍국세면서 물이 풍부하다. 또 개성권역은 통일한국의 수도 입지로서 남북한간 심리적 거부감이 비교적 적다. 또 이미 개성공단을 통한 경제협력이 진행된 바 있는 남북 교류의 접점이다. 인천공항과 가까운 물류적인 이점을 가지고 있다.

풍수지리 측면 이외에 개성이 통일 수도로 거명되고 있는 것은 통일 이후 일자리를 찾는 북한 주민들의 일자리 대이동을 해결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개성을 기점으로 북한의 경제력을 높이면 인구대이동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토개발 중심축을 현재보다 북쪽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 첨언한다면 청와대 위치는 북으로 올라가야지 남쪽으로 내려오면 안 된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정동근 승원역학연구원원장

[정동근 원장]
- 한국승원드론풍수협회·학회·연구회 회장
- 한국역술인협회·역리학회 상임부이사장
- 한국풍수지리협회 상임부이사장
- 국제역학대회 대상 수상(제26회 대만)
- 승원역학연구원 원장(舊 승원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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