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인=백민경의 스포츠를 부탁해] 올해 KBO의 겨울 시장은 유독 더 춥기만 하다. 특히 베테랑들이 차디찬 겨울을 보내고 있다. 국내 선수든 외국인 선수든 상관없이 베테랑 선수들이 줄줄이 전력에서 제외되고 있다.

▲ 사진=OBS 뉴스화면 캡처

리빌딩이라는 명목 아래 각 구단은 베테랑들의 자리를 젊은 선수들로 대체하고 있다. 특히 LG 트윈스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손주인(34), 이병규(34) 선수를 풀었고 이 둘은 각각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또한 정성훈(37) 선수는 방출 통보를 받은 상태이다. 다른 구단 사정도 마찬가지다. 한화이글스 김경언(35), NC 다이노스 김종호(33) 등도 방출 통보를 받은 상태이다.

이러한 상황에 놓인 팬 입장에서는 이러한 처사가 불만스러울 수 있다. 오랫동안 그들을 응원해왔고 상징적인 선수를 하루아침에 내팽개쳤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에 반증하듯 LG트윈스의 팬들은 이번 사태의 책임자인 양상문 단장의 퇴진을 주장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1인 시위로 시작해 점점 그 인원이 늘어났다.

외국인 선수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NC 다이노스는 팀의 대표 투수였던 에릭 해커(34)에게 작별을 고했다. 2015년 다승 1위에 오르기도 했고 2017 시즌에는 12승 7패의 준수한 성적을 거두었지만 부상으로 인해 이닝 소화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이 재계약 불발의 원인이었다.

▲ 사진=SPOTV 화면 캡처

두산 베어스도 에이스인 더스틴 니퍼트(36)를 최근 보류명단에서 제외됐다. 물론 두산 베어스가 니퍼트와의 계약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그는 올해 역대 외국인 선수 최고액인 210만 달러(약 25억 원)를 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내년 시즌 최소 75% 이상인 157만 5000달러(약 17억) 이상을 줘야 한다. 두산 베어스는 그의 몸값을 낮출 필요가 있기 때문에 타구단과의 계약 가능성이 있음에도 보류 명단에서 제외한 것이다.

두산 베어스는 화수분 야구로 유명하다. 두산 역시 과거에 이종욱, 손시헌 등 베테랑 선수들을 잡지 않았다. 우려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대체 선수가 나왔고 이제는 선수 한 명이 빠져도 다음 선수가 자연스레 나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다른 구단도 이런 화수분 야구를 표방하듯 너도나도 리빌딩을 하는 것이다. 당장의 성적이 걱정되지만 미래 우승을 위해서는 리빌딩을 단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유독 그 바람이 심한 듯하다. 젊은 선수로 구성되는 것도 좋지만 베테랑의 중요성은 무시할 수 없다. 특히 LG트윈스의 정성훈은 교체 멤버로 뛰면서 타율 3할 1푼 2리를 기록했다. 한화 이글스의 김경언 역시 나이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한화에 필요한 선수가 아니냐는 평가를 받는다. 리빌딩을 한다고 모든 팀이 기아나 두산처럼 우승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구단들의 과감한 결정이 좋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유독 이번 겨울은 더욱 춥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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