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한의사 홍무석의 일사일침(一事一針)] 경마(競馬) 사업과 말 산업을 육성하는 한국마사회는 2015년 케이닉스(K-Nicks)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작년 기준 국내와 해외 말 6500여 마리의 유전자 데이터가 들어있다고 한다.

마사회가 미국과 영국 등지에서 말을 살 때 검수 과정에서 확보한 말 갈기, 국내 경주마 대회 도핑 검사 때 뽑은 혈액 등으로 분석한 유전자 정보인데, 경주 말 혈통과 대회 성적과의 상관관계를 모형화하는 프로그램이다.

마사회는 이 프로그램을 활용해 2017년 미국 킨랜드 경매에서 8만7000달러(약 1억원)에 낙찰 받은 5세 수말 닉스고(Knicks Go)가 11월초 세계 경마 올스타전으로 불리는 브리더스컵(Breeders Cup)에서 우승해 화제가 됐다.

2016년 미국에서 태어난 닉스고는 다른 말보다 심장이 크고 순발력도 타고났다고 전하는데, 말의 심장은 얼마나 큰 것일까. 마사회가 운영하는 블로그에 따르면 말의 심장은 성인 남성 심장 무게인 250~300g보다 17배 이상 크다고 한다.

예를 들어 평균 체중이 500kg인 말의 심장 무게는 5kg정도다. 말 체중의 0.9~1%에 달하며 중학생 머리 크기 정도인 셈이다. 운동량이 많은 경주마는 다른 말들에 비해 심장이 더 큰데, 미국의 명마였던 ‘시크릿 테리엇의 심장 무게는 무려 10kg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심장은 사람이나 동물 몸에 산소와 혈액을 보내는 역할을 하는데, 말이 빨리 달리기 위해 심박출량을 최대로 공급하기 위해 말의 심장이 커졌다고 한다. 말의 심장은 성장기의 운동량에 따라 약 20%까지 크기가 커질 수 있지만 훈련을 멈추면 심장은 작아진다고 한다.

심장이 일정한 주기로 수축과 팽창을 되풀이하며 혈액을 동맥으로 1분 동안에 내보내는 양을 심박출량이라고 하는데, 박출하는 펌프 기능만 본다면 심장은 그야말로 하트(Heart)라고 표현하는 게 맞다.

그런데 한의학에서 보는 심장은 하트와는 다른 관점이다. 서양의학에서 심장은 하나의 장기를 가리키지만, 한의학에서 심장은 오장<심(心) 폐(肺) 비(脾) 간(肝) 신(腎)> 가운데 서로 기능이 연관된 것으로 본다.

한의학에서 심장은 구조적인 기능 뿐 만 아니라 정신활동의 주인 역할을 한다고 본다. 영어로 굳이 번역하면 마인드(mind) 기능도 있다는 것이다. 한의학에서 심장을 한자로 표현하는 게 구조적인 기능은 혈육지심(血肉之心)이고, 정신활동은 신명지심(神命之心)이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심장을 포함한 오장의 생리적인 기능이 혈육지심이라면, 밝은 정신상태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게 신명지심이라고 볼 수 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능도 심장이 하는 것이고, 의욕과 에너지가 차오른다는 의미인 신명(神命)도 한의학에서는 심장의 역할로 보는 것이다.

물론 너무 많이 기뻐해도 심장이 상한다고 한의학은 가르치고 있다. 너무 좋아하다가 쓰러지는 경우이다. 심장은 생리적인 기능과 함께 정신활동의 주인이어서 왕의 직책을 수행한다는 의미로 한의학에서는 심장을 군주지관(君主之官)이라 부르고 있다.

심장을 건강하고 튼튼하게 하는 체력운동과 함께 심장을 담대하게 하는 정신운동도 겸해야하는 이유라고 볼 수 있다. 당신의 심장은 건강하면서도 담대하신가요.

▲ 한의사 홍무석

[홍무석 한의사]
원광대학교 한의과 대학 졸업
로담한의원 강남점 대표원장
대한한방피부 미용학과 정회원
대한약침학회 정회원
대한통증제형학회 정회원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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