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수식 정치학 박사

[미디어파인 칼럼=신수식의 정치학 박사의 세상읽기] 제2차 세계대전의 결과 한반도는 분단되었으며 그로부터 76년의 세월 동안 21세기 지구촌시대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의 분단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과연 이러한 분단의 지속이 정상이란 말인가? 우리는 분단, 대립과 갈등, 전쟁의 위험에서 벗어나 평화, 교류와 협력, 번영의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에 이어 2021년 9월 21일(현지시간)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 전쟁이 종료되었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한다며 다시 임기 8개월을 앞두고 북-미 비핵화 대화 재개를 위해 종전선언 카드를 다시 꺼냈다. 이에 대해 우리 국내에서는 야당과 보수언론 등에서 그리고 대외적으로는 일본과 미국의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비판과 반대에 나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제76회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한국전쟁 당사국들이 모여 종전선언을 이뤄낼 때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유엔총회에서도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고 한데 이어 올해는 종전선언 주체를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으로 구체화했다. 종전선언은 북한이 북핵의 상징 중 하나인 영변 핵시설 폐기를 제시하며 제안했던 일종의 보상 카드로 2018년 4월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정상은 연내 종전선언을 명시하기도 했지만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선 비핵화·후 종전선언의 원칙을 고수하면서 종전선언은 성사되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한이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할 때 교류도, 화해도, 통일로 나아가는 길도 시작할 수 있으며 남북한과 주변국들이 함께 협력할 때 한반도에 평화를 확고하게 정착시키고 동북아시아 전체의 번영에 기여하게 될 것이고 그것을 훗날 협력으로 평화를 이룬 한반도 모델이라 불리게 될 것이라며 주변국들에 종전선언의 협조를 요청했었다. 이러한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을 우려하거나 심지어는 실현가능성이 없는 국제적 쇼로 조롱하는 태도까지 보이고 있다. 이들이 종전선언을 반대하면서 제기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필자가 이를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북한 핵을 해결하지 않고 종전선언을 하게 되는 것은 진정한 평화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둘째, 종전선언을 하게 되면 유엔사령부 해체와 주한미군철수를 요구하게 되는 빌미를 주게 된다는 것이다.

셋째, 종전선언은 곧 한미동맹을 약화시키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넷째, 종전선언으로 하여금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와해될 것이고 결국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실패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다섯째, 종전선언은 미국과 일본 간 동맹을 약화시키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여섯째, 종전선언이 되면 북한의 김정은은 지금과 달리 협박과 위협의 과거 북한으로 회귀할 것이라는 것이다.

한반도 종전선언을 반대하는 세력들이 이상에서 제기하는 이유는 지난 76년 동안 지속하면서 들어 왔던 이유들이다. 이러한 이유들을 지키며 지나온 76년이 넘는 세월동안 한반도 평화, 남북교류와 협력, 번영을 위해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 있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결론적으로 전혀 없다. 특히 필자는 11월 30일 반기문 前유엔사무총장이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가 개최한 한ㆍ미 동맹 미래평화 콘퍼런스에서 종전선언이 불러올 부정적 파급 효과를 지적하며 북한은 경제난 타개를 위해 제재 완화와 외부 지원이 긴요한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를 움직이기 힘들다고 생각해 약한 고리인 남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한국을 북핵 인정과 제재 완화의 대변인쯤으로 삼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을 역이용하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종전선언의 제기를 우려하고 반대하는 발언을 했다는 뉴스를 듣고 크게 실망하였다. 그는 10년의 유엔사무총장재임시기에 한반도 평화를 위해 무슨 노력을 했기에 그런 발언을 하는지 되묻고 싶다. 이제 우리는 기존의 형태로부터 변화를 만들고 행동할 필요가 있으며 그러한 변화에 주도적으로 나서는 의미에서 종전선언과 같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체로 한반도 종전선언을 반대하는 자들은 남북대립과 갈등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여 국민, 국가, 민족, 번영이라는 국익차원이 아닌 자신들의 특권과 기득권, 이익을 누리고 유지해왔기에 환경과 조건이 크게 변화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상황을 그대로 지속하고자 하는 의도로 여겨진다. 따라서 우리는 이들 세력들의 주장에 맞서서 새로운 변화를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특히 중요한 사항은 우리 대한민국이 과거 가난하고 무능해서 미국 등 국제사회의 도움이 아니면 생존은 물론 존립자체가 어려운 가난하고 허약한 국가가 아니라는 사실에서 자신감을 갖고 나아가야 한다. 2021년 현재 우리 대한민국은 세계경제규모 10위 국가며 세계국방력 6위 국가라는 강한 국가로 세계가 인정하는 선진국가가 되었기에 우리 스스로 대한민국 국가이익을 위해 국내외적으로 정책, 전략, 예산, 행동을 자주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동북아시아에서 실질적인 게임 체인저(game changer)의 당사자로서 역량, 영향력, 역할을 국제관계 등을 통해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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