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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울리지마. ‘비극(tragedy)’ [김권제 칼럼]

기사승인 2021.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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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김권제의 생활어원 및 상식] 사람들이 본연의 풍부한 감수성이 있다면 대부분은 슬픈 일을 당하면 눈물이 나온다. 자신의 슬픈 일이니 눈물은 당연하겠지만 영화나 연극의 슬픈 장면을 보아도 감정이입이 되어서 눈물이 나온다. 그래서 비극적인 연극 등을 보면 ‘카타르시스’라고 눈물을 흘리면서 마음이 정화가 되나보다.

브리태니카 백과사전을 보자. “비극(tragedy)은 영웅적 인물이 직면하는 슬프거나 무시무시한 사건을 진지하고 엄숙한 방식으로 전개하는 연극의 한 갈래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리스 시대 때 시작된 비극의 형식은 디오니소스 신과 관련된 풍요제에서 어린 양을 제단에 바치는 디오니소스 신을 찬양하기 위해 공연된 극이었다.

그리스 비극의 소재는 호메로스 작품 속의 신화에서 나왔기에 그 극적 흥미는 줄거리보다 합창단을 포함한 등장인물들의 변화하는 의식과 반응을 보여주는 데 있었다. 소포클레스의 ‘Oedipus the King’처럼 주인공들은 의지나 환경, 혹은 책임감 등에 어쩔수 없는 상황에 처하고, 결국 운명적인 불행에 처한다. 그러나 주인공은 그가 지닌 위대함과 존엄성을 보여줄 수도 있기에 시련이 완전히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로마 시대 세네카의 그리스 비극은 격렬한 감정과 웅변조였는데 이는 엘리자베스 시대의 비극에도 나타났다. 초서와 중세 유럽인에게 비극은 어떻게 위인의 운명이 후에 비참해지는가를 보여주는 교훈적인 이야기였다. 그러나 엘리자베스 시대 영국의 새로운 모험정신과 개인적 성취와 위험에 대한 매력으로 신 세네카적인 과장된 '피의 비극'이 만들어졌다.

크리스토퍼 말로의 ‘Tamburlain(1587)’, ‘Doctor Faustus(1588경)’에는 야망을 가지고 몰락의 순간에도 존엄을 잃지 않는 주인공이 등장했다. 당시 극적 요소들을 결합한 셰익스피어는 악에 대한 풍부한 상상력을 보여주고 궁지에 몰린 인간이 어떻게 악과 대결하는가를 보여 주며 당시의 비극보다 더 진보시켰다. 그는 리어 왕이나 햄릿같이 출중하나 불완전한 공인의 행위와 불행에 사회적, 정치적 현실을 연루시켰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17세기 프랑스의 고전비극은 전설적 소재와 그리스 비극에 기원을 두고 아리스토텔레스와 이후의 비평가들이 체계화한 시간, 장소, 행동의 일치라는 인습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비극적 필연성은 남아서 종종 사랑과 의무 중 하나를 선택할 경우 개인들이 고뇌의 순간에서조차 인간의 존엄성을 획득하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19세기 북유럽에서는 새로운 비극이 태어났다. 헨리크 입센, 안톤 체호프 등의 희곡은 이전과 달리 형식적인 운문보다는 산문으로 씌였고, 당시의 고통스런 상황을 소재로 삼았다. 미국의 유진 오닐이 수많은 성공적인 비극 작품을 발표했음에도 20세기 연극에서 본격적인 의미에서의 비극은 거의 부각되지 못했으며 오히려 다른 문학형식인 소설에서 중요성을 띠게 되었다.

인간의 영혼을 정화하는 연극의 비극과 개인의 고통스런 사건인 비극의 의미를 지닌 ‘비극(tragedy)’이라는 말은 어디에서 유래가 되었을까?

‘tragedy’는 고대 그리스어 ‘tragos(male goat)’와 ‘ōidē(song)’의 합성어 ‘tragōidia(서사극, 비극, 산양의 노래)’가 라틴어로 유입되어서 ‘tragoedia’가 됐다. 이 말이 고대 프랑스어 ‘tragedie’가 됐고 다시 중세 영어로 그대로 유입되면서 최종 ‘tragedy’로 정착을 했다.

[김권제 칼럼니스트]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졸업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김권제 칼럼니스트 .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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