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픽사베이

[미디어파인 칼럼=한의사 홍무석의 일사일침(一事一針)] 한때 원시인 식단이라는 ‘펠리오 다이어트’가 유행한 적이 있다. 미국의 생활건강 매체가 2015년 원시인이 먹던 식단으로 돌아가 건강을 찾자며 다이어트에 좋은 식품 25가지를 소개한 것인데, 구석기 시대를 의미하는 펠리오리틱(paleolithic)의 앞 음절을 따왔다고 한다.

참고로 25가지 식품은 시나몬 사과 녹차 감자 수프 배 다크초콜릿 오트밀 아보카도 달걀 고구마 연어 퀴노아 렌틸콩 치아씨 그리스식 요거트 등이다. 국내에서도 퀴노아 오트밀 렌틸콩이 유행한 계기가 이때부터 아닌가 싶다.

그런데 25가지 식품 이름보다는 코로나 팬데믹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손가락 클릭으로 음식배달을 주문하는 현대인과 제한된 식사를 해결하기 많은 활동량을 쏟아야 했던 원시인을 비교해 떠올려보게 된다. 원시인의 생활과 진화가 곧 다이어트를 이해하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우선 인간의 유전자는 260만 년 전 육식에 적응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수렵·채집형 생활이 정착생활로 바뀐 것은 농사를 짓기 시작한 약 1만 년 전이라는 게 고고학자들의 설명이다. 적어도 250만 년 넘게 열매를 따 먹거나 육식이 지속됐다는 의미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육식 기간에 비하면 농경혁명이후 1만 년이라는 시간은 0.5%도 안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식량사정이 매우 어려운 고비를 일컫는 ‘보릿고개’가 1970년대까지 이어졌고 먹는 게 풍족해진 건 그야말로 최근의 일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의 유전자 대부분은 수렵·채집시대 환경에 맞춰져 있다. 날씨가 좋으면 짐승을 잡고 열매 따먹기에 수월했겠지만, 반대로 비가 오거나 추운 겨울엔 굶어야 하는 날이 많았을 것이다. 탄수화물 섭취도 거의 없었을 것으로 학자들은 추정한다.

굶는 날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 몸은 음식물을 섭취하면 지방으로 저장하는 방식을 택했다. 수십 만 년, 수 백 만 년을 거치면서 형성된 메커니즘이 고작 몇 백 년, 몇 천 년의 생활패턴 변화에 쉽게 바뀌지 않는다. 궁핍의 시대에 맞게 진화된 인체에 과잉의 음식물이 들어오니 어떻게 되겠는가.

메커니즘대로 지방으로 저장하다보니 살이 찌게 되고, 급기야 저장 공간이 부족해지면 당뇨가 오기도 하는 것이다. 반대로 공복시간이 길어지면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된다. 장시간 공복 상태가 되면 우리 몸은 뇌와 적혈구의 주 에너지원인 탄수화물 사용을 급격히 줄이고 비상사태에 대비하게 된다.

▲ 사진 출처=픽사베이

이런 메커니즘을 이해하면 지방을 많이 태울 수 있는 시점도 알게 된다. 운동으로 체지방을 줄이는 데 가장 좋은 타이밍은 바로 아침 식사 전이다. 공복 시간이 길어질수록 주된 연료로 지방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만약 저녁을 오후 6~7시에 먹고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면 약 12시간 이상 공복이 유지돼 이미 지방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상태가 된다. 이때 달리기나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하면 지방이 에너지원으로 삼는 이용률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최근 영국 의약업체 로이즈파머시 연구팀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재택근무가 길어지면서 운동부족에 따른 체중증가, 잘못된 자세로 굽은 허리로 변화된 모습을 가상으로 만든 이미지를 언론에 공개했다. 외계인 같은 모습이다.

이에 대해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문가 의견을 인용해 코로나19에 따른 신체·정신적 부작용에 가장 효과적인 것은 ‘땀 흘려 운동하기’라고 전했다. 가급적 아침 공복 전에 땀 흘려 운동하기를 권한다. 

▲ 한의사 홍무석

[홍무석 한의사]
원광대학교 한의과 대학 졸업
로담한의원 강남점 대표원장
대한한방피부 미용학과 정회원
대한약침학회 정회원
대한통증제형학회 정회원
미디어파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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